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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케이 2016. 4. 27. 16:41

출처: http://www.urimal365.kr/?p=32785


꽃들이 일제히 개화하며 봄을 알립니다. 나들이하기 딱 좋은 이때, 도시와 바다, 360여 개 섬이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으로 감탄을 자아내며 농익은 봄의 맛까지 선사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여행길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여수 방언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답니다.

남해 해안 절벽의 매력 ‘비렁길’

전남 여수 금오도에는 마을 뒤쪽의 대부산(貸付山, 해발 382m) 줄기가 마을을 지나 해안가에서 기암절벽으로 끝나며 아홉 골짜기의 절경을 이루는 곳이 있습니다. 이 금오도의 해안 기암절벽을 따라 걷는 길을 ‘비렁길’이라 부르는데, 절벽의 순우리말 ‘벼랑’의 여수 방언 ‘비렁’에서 연유한 이름입니다. ‘비렁길’은 본래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소박한 옛길이었던 것이 숲과 바다, 해안 절벽 등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봄꽃들이 한가득 핀 해안가 오솔길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경치가 손꼽히며, 완만한 경사 덕에 남녀노소 누구나 한가로이 즐길 수 있는 둘레길입니다.



순천만 자전거 길의 낭만 ‘소뎅이 마을’

여수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고 싶다면, 여수 율촌면 봉전리 ‘소뎅이 마을’에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은 순천만을 끼고 있는 해안 마을로 여수반도1) 서북쪽 율촌면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봉전리는 마을 앞바다의 땅 이름인 ‘쇠징이’를 한자로 옮길 때 쇠는 ‘새 봉(鳳)’, 징이는 ‘전(田)’으로 표기한 데서 나온 이름입니다. 봉전리는 마을 형상이 수리2) 부리 모양을 닮아서 수리미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율촌면 봉전마을을 부른 이름은 ‘소뎅이 마을’로서, 마을 앞 해변 끝에 솥뚜껑 모양의 섬이 있어 솥뚜껑의 여수 방언인 ‘소뎅이’를 붙인 것입니다. ‘소뎅이 마을’은 특히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순천만을 끼고 달리는 자전거 길과 해넘이 장소로 유명합니다.

남도의 개미진 맛 ‘금풍쉥이’

‘개미진’은 전라남도 방언으로 ‘감칠맛이 나는’을 뜻하는 말입니다. “여수에서는 음식 자랑을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해진미가 가득한 여수의 음식에 꼭 붙는 표현입니다. 여수의 개미진 음식 중에서도 타지 생활을 하는 여수 사람들이 몸살을 앓도록 먹고 싶어 한다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금풍쉥이’입니다. ‘금풍쉥이’는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인 ‘군평서니’의 여수 방언으로, 경상남도에서는 ‘꾸돔’, 전라남도 일부 섬에서는 ‘쌕쌕이’라고도 불립니다. 달군 석쇠에 굵은 소금을 뿌려 가며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금풍쉥이’를 여수에서는 맛이 좋아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고 샛서방에게만 몰래 차려 준다 하여 ‘샛서방고기’라고도 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여수 관내를 순시할 때 관내 기녀의 이름을 따서 ‘평선이’로 지었다가 나중에 어부들이 ‘구운 평선이’가 맛있다고 ‘군평선이’라고 불렀고 ‘금풍쉥이’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봄을 맞아 더욱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여수,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여수 곳곳에 담긴 차진 여수 방언의 매력이 여수 여행에 낭만을 더합니다.

 

1) 여수-반도(麗水半島) 「명사」『지명』
전라남도에 있는 반도. 둘로 갈라진 반도 남부에 안고 있는 만(灣)은 가막양(駕莫洋)이라 한다. 금오 수도(金鰲水道)를 사이에 두고 금오 열도가 있다. 남북 길이는 약 68km.

2) 수리 「명사」『동물』
수릿과의 독수리, 참수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