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urimal365.kr/view.jsp?idx=10383
울산 큰애기처럼
복스러운 울산 방언
평소 단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던 탤런트 한채아, 최근 그녀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고향 친구들을 만나 사투리를 쏟아 내는 친근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타 공인 울산 미녀로 손꼽히는 한채아이기 때문일까요? 울산 방언의 생동감 넘치고 사람 냄새 나는 매력이 더욱 눈에 띕니다. 이 밖에 또 어떤 흥미진진한 방언들이 울산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지 살짝 엿보겠습니다.

문화방송 ‘나 혼자 산다’(2016. 4. 15.) 방송 갈무리(출처: www.imbc.com)

울산 중구 다운동의 옛 방언 지명은 ‘장꿩만디’입니다. 정조 때 ‘다전(茶田, 차나무밭)’으로 불렸던 다운동은 고종 31년(1894) 다전과 운곡의 양 동으로 갈라졌다가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다전ㆍ운곡 두 동과 서사리에 속해 있었던 신안동의 일부가 합해져 다운리가 되었습니다.
‘장꿩만디’는 ‘장끼(수꿩)’의 울산 방언인 ‘장꿩’과 꼭대기, 봉우리를 뜻하는 울산 방언 ‘만디’가 만나 이루어진 말입니다. ‘장꿩’이란 말도 정수리, 꼭대기를 뜻하는 ‘수리’가 소리가 유사한 ‘술ㆍ숯’ 등으로, 다시 ‘수껑’으로, 수껑은 수꿩(장끼)인 ‘장꿩’으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으니 결국 ‘장꿩만디’는 ‘높은 곳에 있는 봉우리 마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햇살 좋은 산봉우리 한편에서 차밭을 일구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의 옛 모습이 그려지는 정겨운 이름입니다.

‘깐채이’는 ‘까치’의 울산 방언입니다. 같은 뜻의 또 다른 경상도 방언 ‘깐챙이’와 유사한 형태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깐채이보’는 까치가 오가는 보1)란 뜻일까요? 재미있게도 이때 ‘깐채이’는 ‘아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지’는 망아지, 강아지, 송아지 등에서는 ‘짐승의 새끼’라는 뜻으로 쓰이고, 신체 부위인 발모가지, 손모가지, 모가지 등에서는 ‘가늘고 좁다’는 의미를 더합니다. 또한 ‘아지’가 변한 방언 ‘아제’는 작은아버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아지’가 지명에 붙을 때는 ‘까치’라는 말로 변하여 작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2)까치내, 까치골(태화동), 까치박거랑(일산동) 등 까치가 붙은 지명은 모두 작은 내, 작은 골짜기, 작은 마을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이 울산 차일마을에서는 까치의 방언인 ‘깐채이’로 변해서 ‘깐채이보(洑)’로 나타났습니다. 즉 ‘깐채이보’는 한 해 농사를 위해 소박하게 만들어 놓은 마을 어귀의 ‘작은 보’를 말하는 것입니다.

‘고동섬(대왕암 해안)’, ‘고동바위(남목 새밭재)’ 등의 ‘고동’은 ‘고둥’3)의 울산 방언입니다. 이름 그대로 고둥을 닮은 모습으로 푸른 바다 위에 오롯이 솟아 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고동섬은 ‘호국룡(護國龍) 전설’로 유명한 대왕암 공원 중심에 있습니다. 1999년 발간된 ≪울산 동구지≫에는 ‘삼국 통일을 완성한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왕을 따라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이 바위 아래 바닷속에 잠겼다고 해 대왕바위(대왕암)로 불린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문무대왕릉은 울산 대왕암에서 38㎞가량 떨어진 경주 양북면에 있습니다.
전설만큼이나 문무대왕비가 잠들었다는 대왕암 주변의 신비로운 기암괴석과 섬들이 방문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말썽을 피운 청룡을 가뒀다는 ‘용굴’, 소 모양의 ‘소바위’, 복이 솟아난다는 바윗돌 ‘복샘’과 더불어 ‘고동섬’이 그 주인공입니다.
20여 년 동안 울산 전통 시장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채록하여 완성한 ≪울산방언사전≫의 저자 신기상 박사는 책 속에서 “방언은 누가 어떻게 말해도 ‘틀렸다’가 없다. 그래서 표준어가 과수원의 과수처럼 이래저래 잘 다듬어진 인공림이라면, 방언은 자연 그대로 자라는 자연림이다. 우리 주변에 풍요로운 자연림이 필요한 것처럼 한국어에는 여러 방언이 있어서 한국어를 풍성하게 해 준다. 우리가 주목하지 못했을 뿐, 천연림 속에 중요한 것들이 있듯이 방언 속에는 한국어의 보석이 박혀 있다.”라고 했습니다. 각 지역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방언 속에서 우리말의 보석을 찾아봐야 할 때입니다.
1) 보(洑) 「명사」
「1」논에 물을 대기 위한 수리 시설의 하나. 둑을 쌓아 흐르는 냇물을 막고 그 물을 담아 두는 곳이다.
「2」=봇물.
2) 지명처럼 ‘아지’가 ‘까치’로 변하여 결합한 ‘까치설날’은 ‘작은설’을 뜻한다.
3) 고둥 「명사」, 『동물』
연체동물문 복족강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소라, 총알고둥 따위처럼 대개 말려 있는 껍데기를 가지는 종류이다.
신기상, ≪울산방언사전≫, 북스힐, 2014.
고향말여행, http://www.고향말여행.com
울산광역시 중구문화원, www.munhwa21.org
‘울산 옛 풍경 속으로 ⑤옛길 따라 지명 산책’, ≪울산매일≫, 2011. 6. 10.
에듀넷(http://me2.do/5aNAFsMu)
울산광역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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