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세상이야기

힘차게 다려라. 은하처또 구구구~

토모케이 2008. 9. 22. 01:54

 

 

"...ㄱ . ..힘차게 다려라. 은하처또 구구구~ 힘차게 다려라. 은하처또 구구구~ 은하처또 구구구~" 

 

처음에는 내 귀를 살짝 의심했다.

만 3세가 겨우 지난 아이가 아니던가.

그러나 구성지게

엄마 찾는 소년의 가슴의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를

외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이 노래, 어떻게 알어?

 

기서, 은하처또 구구구 좋아해.

십삼번.에서 해.

 

아하~ 

<은하철도 999>

 

1970년대 TV에서 인기리에 반영된 <은하철도 999>는

미래의 지구에 사는 12세 소년 철이가 신비의 여인 메텔을 따라

기계몸을 얻기 위해 은하철도 999를 타고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암울하기 짝이 없는(^^;;) 이 만화영화는

눈빛밖에 안 보이는 차장과

메텔이라는 초절정 미녀 때문인지

엄청난 인기를 모았었다.

물론, 나 또한 열혈 팬이었다.

그리고 만화와 함께 주제곡 또한 각종 응원가 등으로 애창되어 온 것이다.

 

이 만화영화가

EBS에서 재반영되면서

뜻하지 않게

나와 아이의 공통 분모가 되어 버렸다.

 

아이가 아는 노래를

엄마도 알고 있고, 신기해한다는 사실에

아이는 더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빨간머리 앤>

 

이러한 EBS의 옛 애니메이션 재 반영은

빨간머리 앤에서 시작된 듯 하다.

올해 초 빨간머리 앤이 반영되기 시작하였다.

빨간머리 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재 반영이었다.

부모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여기에는,

집에 아이가 있고, 아이가 보는 요즘의 만화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을 할 부분이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애니메이션은

<짱구는 못말려>, <티미의 수호천사>, <스폰지밥> 등인데,

아이들이 할 수 없는 버릇없는 말투, 행동은 물론이고

몸이 쪼개지고, 상대방에게 보복하는 폭력적인 부분이

여과없이 보여지고 있다.

 

그에 비해 부모인 우리 세대의 만화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순수했다.

(물론, 부모 생각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내용이나 그림에 있어서

수작으로 꼽히는 <빨간머리 앤>의 재 반영은

부모들이 손을 맞대고 환영할 일이었다.

 

다시 들여다 본 <빨간머리 앤>에는

캐나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고아가 되었지만,

주위의 보살핌 속에 순수하게 자라나는 한 아이의 상상력이

자연의 무한한 아름다움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톰 소여의 모험>

 

어린 내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늘 차이를 모르겠었던

<톰 소여의 모험>의 재 반영도 빼놓을 수 없다.

소녀적인 환상을 불러일으켰던 <빨간머리 앤>과 대조적으로

<톰 소여의 모험>은 조금 더 경쾌하고, 활동적인 소년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마크 트웨인이 사랑한 푸근하고 드넓은 미국 남부의 전경이

소년의 꿈을 더욱 자라게 해 주는 만화다.

 

 

TV는 보통 바보 상자라고 놀림 받는다.

만화는 되도록이면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좋은 내용의 TV 프로그램 하나는

아이와 부모를 연결해 주는 하나의 끈이 되는 것 같다.

 

무조건 TV를 많이 본다고 혼내는 것보다는,

아이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오래된 애니메이션 한 편들을 꺼내,

동화책을 읽어주듯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