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세상이야기

엄마와 함께 베니건스에서 점심을

토모케이 2008. 6. 25. 01:07

 

베니건스 대학로점 08.06.23 11:30

 

 

엄마와 함께 베니건스에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한 외출이라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베니건스 대학로점은

연극 관람후

늦게까지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어서,

예전에는 종종 들르곤 했었는데...

요즘은 주차가 불편해서 홍대점쪽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들렀더니 바의 분위기가 한껏 더 운치있죠?

 

주문은  일단 미식가천국에서 받은 시식권으로

머쉬룸 베이컨 까르보나라

를 하나 시켰구요.

나머지는 런치세트 중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쟈스민 폭 립 과

마가리타 한 잔을 시켰습니다.

 

 

 

 워낙이 런치세트를 하나만 시켜

스프는 하나뿐인데

감자스프가 맛있다면서

인원 수에 맞게 하나 더 주시더라구요.

아, 나중에 후식 커피도 한잔 더 같이...

 

따끈따끈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느껴지는 빵에

적당히 단맛이 가미된 버터를 발라 먹으니

긴장감과 식당에 들어서면서 느끼는 급격한 공복감에서 벗어나는 것 같더군요.

갈 때 하나 싸달라야겠다는 마음에 더 기쁘게 먹게 되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빵은 아웃백보다 베니건스 것이 부드러워서 좋구요.

오렌지에이드 같은 경우 풍부하게 과실이 느껴지는 아웃백 쪽 것이

베니건스 것에 비해 좋더라구요.

그래도 베니건스의 오렌지에이드가 TGIF보다는 좀더 충실해

중간점입니다.

 

엄마는 딸들과 아니면

패밀리레스토랑에 오기 힘드시다면서

저보다 더 즐거워하셨어요.

 

맛있게 많이 드세요 했더니,

빵이랑 스프를 너무 맛나게 드셨다고

벌써 배가 부르시다고 하시니...

엄마!!

 

까르보나라가 나왔습니다.

베이컨이 바삭하게 얹어져 나와서

얼른 먼저 먹어야 눅눅해지지 않고

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베이컨을 스파게티 위에 더불어 주시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풍부한 크림 속에 쫄깃한 파스타와 달그락달그락 너겟의 식감이

우아한 도자기 인형의 춤을 즐기는 듯 즐겁고 맛있었습니다.

따뜻한 접시의 온기가 마음과 입맛을

모두 위로해줍니다.

 

짜잔 오렌지가 얹어진 폭립...

고기! 고기! 고기 예찬자인 저는

미국소고기 수입에 앞서

이것이 마지막 폭립 식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아주 우울했습니다.

이렇게나 맛있는데 말입니다.

갈비뼈에서 살살 떨어져 나와 입안으로 들어가는

고기의 맛이 정말 온몸을 흔들게 해줍니다.

달콤하고 훈제한 듯한 미세한 쌉쌀함이

고기의 풍미를 더욱 살려줍니다.

오렌지 향이 고기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주고

상큼한 잔미를 끝까지 즐기게 해 줍니다.

사이드로 나온 호박과 호두와 부조화스럽기도 할 법한데

고소함과 달콤함의 연장선상으로 매듭을 짓습니다.

고기 너, 위험한 걸로 절대 변하면 안돼! 알았지 -ㅠ

 

꺄~~~

제가 좋아하는 마가리타 한잔 해야지요.

tgif는 너무 큰 잔에 주고

아웃백은 없어져서

얼마나 아쉬웠는데...

베니건스에는 마가리타 종류가 3가지나 됩니다.

이번에 시킨 것은 미도리 락

데킬라의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단연 최고.

알콜을 조금 즐길 줄 아는 여성이라면

강력추천입니다.

빨대를 꽂아서 주는데,

빨대는 뽑고

잔 가에 묻은 소금과 함께

단숨에 마셔 보십시오.

사막에 밀어닫친 해일의 황홀경에서

맛의 서핑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날도 마가리타의 시원한 맛을 잘 나타낸 한 잔이었지만,

잔에 묻은 소금이 균일하지 않아,

처음 마셔본 저희 엄마는 짠맛이 급격하게 먼저 느껴지신다고

하시네요.

 

계산이 너무 행복했어요.

제휴할인카드가 가족에게 있어서

미처 챙기지 못한 저는

쿠폰 사용만 할 생각이었는데,

번호만 알면 할인해 주겠다는

서버 metel 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할인도 더 받고 기분도 더 좋아졌습니다.

이것저것 친절히 챙겨주셔서

꼭 이름을 밝혀 적습니다.

 

엄마는 제일 친한 가족인데, 엄마랑 단둘이 외식한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네요.

단순히 엄마와의 점심 한끼였지만,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