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깔 웃으며 읽을 수 있는 개구쟁이 이야기
- 시공주니어, 이민혜의 <난 밥 먹기 싫어>를 읽고
아이가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도통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뚱한 제목처럼 자기의 투정을 자신이 직접 읽으려는 게 싫어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며칠을 그냥 놔두다가,
'우리 이 책 한 번 읽어볼까' 했더니, '그래..'라며 선선히 옆자리에 앉았다.
난 밥 먹기 싫어
아이가 제목을 시원하게 읽어 주더니,
혼자 재미있어 한다.
'너, 맨날 하는 소리다, 그치?' 하고 내가 물으니 '응!'하고
멋쩍게 대답을 한다.
일단 글자가 크고, 말테두리가 없는 큰 만화책을 보듯 구어체가 많아,
엄마, 아이가 번갈아 읽으며 재미를 더하는 방법도 적당한 책이다.
내용인 즉, 벌레모양 젤리 같은 과자만 좋아하고, 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가 밥을 먹으라는 엄마의 소리에 밥을 안 먹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상상이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아, 밥을 안 먹는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훈계를 하려나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 책은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는다.
다만, 밥통로봇이 된 엄마를 물리치는 신나는 모험담을 들려준다.
아이는 흥이 오르고, 재미가 있어한다.
그러다 승리한 아이는 마음껏 자기 먹고 싶은 것을 먹지만 탈이 나고...
이 모든 것이 밥이 먹기 싫은 아이의 상상임이 보여진다.
'난 밥 먹기 싫은데...'로
끝나는 이 동화는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개구쟁이 아이를 둔 엄마라면
느껴본 직한 귀여운 투정이 상상의 세계와 함께 펼쳐진다.
아이도 웃고, 엄마도 웃을 수 있는 동화이다.
이 책에 완전히 꽂힌 아이는 오늘도 삼시 세끼보다 이 책을 먼저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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