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女행상자 통신원

여행상자 블로그통신원 가족캠프

토모케이 2012. 11. 18. 20:33

원본글: http://blog.daum.net/moge-family/5849

 

 

 

 

처음 여행상자 블로그통신원에 지원하고 면접을 보러갈 때도 잠을 설친 것 같다. 몇 개월 되지 않은 아이를 집에 두고 통신원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난 그냥 주부인데, 그저 관심이 있다는 것만으로 뽑아줄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면접에서 도리어 마음이 편했던 것은 평소에 여성이나 가족에 대한 정책이나 일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 자격이 충분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여자라면 엄마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니, 다소 특혜를 받은 시작이었달까?^^*

 

7기 모집을 앞두고 반가운 가족캠핑소식을 들었다. 캠핑이 처음이어서 아이와 나는 너무 흥분을 해버렸다. 아이의 닌텐도, 보드게임, 간식 등등 짐이 점점 불었다. 결국 짐을 본 남편이 차를 가지고 가자 결정해, 우리는 중간 만남지인 세종휴게소에서 일행과 합류했다. 너무 오랜만에 뵈어 얼굴을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일행을 보자 방방 뜨며 반가워하는 나를 발견했다.

 

턱하니 명찰까지 하고 일행과 함께 이포보를 방문했다. 여주에서 만나는 한강이라니, 한강도 여행에 나선 듯 더 멋지고 근엄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낙타알을 형상한 것이라는 둥근 조형물관이 특색 있었다. 쾌적하게 꾸며진 산책로와 홍보관 등을 보고 있자니, 이포보는 4대강사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가족들이 쉴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한 것 같다. 남편은 자전거를 빌려 아이와 함께 신이 났다. 아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빠른 코스, 힘든 코스, 울퉁불퉁 코스가 있다고 한다. 아빠를 도와 코스를 완벽히 통과했다고 하는 아이의 표정이 근사했다.

 

 

명성황후생가가 여주에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명성황후에 대해 설명을 해 주려니 아이가 질색을 한다. 그래 공부는 그만.^^;  

여기서 잠시! 홍보지에 있는 내용만이라도...

명성황후 생가는 경기도 유형문화제 제46호이다. 명성황후가 1851년 이곳에서 태어나 8세까지 살던 집이다. 원래 조선 숙종 13년(1687)에 숙종의 장인이며, 인형황후의 아버지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되었는데 당시 건물로서 남아있는 것은 안채뿐이었으나 1995년도에 사랑채, 행랑채, 별당을 복원하였다.

명성황후는 한미한 집안이라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집의 규모가 있어 유서 깊은 집안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 가족은 방처럼 생긴 곳간과 꼬물꼬물 이어진 집 구조가 재미있어 한참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명성황후 기념관과 민가마을도 함께 위치해 현장체험장으로써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높은 정자와 호숫가, 행운의 동전던지기도 즐거웠는데, 남편은 가지고 있는 동전을 다 털렸다.ㅠㅠ 추후 일정으로 충분히 관람치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길게 뻗은 나무 사이로 캠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멋지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각양각색 널찍하기까지 한 텐트들이 펼쳐져 있었다. 감사하게도 통신원가족들의 텐트는 캠핑장 측에서 설치를 미리 해 주셔서 텐트를 치느라 헤매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텐트 속에서 신나했다. 전기장판을 깔고 침낭까지 준비되어 있어 바닥이 따뜻했다. 핫팩까지 하나씩 나눠주셔서 등에다가 턱하니 붙이니 든든했다. 아이들은 뛰어 놀기 시작했다. 날이 벌써 어둑해 텐트 줄에 걸려 엎어지기는 몇 번 했어도 그게 뭐 대수랴. 아이가 클수록 자연이 고맙다.

 

자리를 잡고 기수별 인사가 있었다. 인사를 하려니 왜 이렇게 쑥스러울까. 그래도 반갑고 즐겁다. 앗, 수능을 막 마친 미래학생...특히 반가워요. 태어나기 직적까지 우리 아이 이름으로 미래를 생각해서 그런지, 더 정이 가는 학생이다. 아이 낳기 전 보았던 찐새댁. 이제 당당히 아이엄마다. 1기 정희 언니는 볼 때마다 에너지가 넘치신다. 5기 고광림 님은 활동이 왕성해 늘 궁금했는데, 가족분들과 함께 뵈니 아들이 둘인 매너짱에 훈남가장이시다. (단, 그래도 훈남가장 1등은 울 신랑.^^ㅋㅋ) 그리고 우리 6기님들. 딸과 자매 같으신 모습도, 사내아이 둘을 키우시지만 조용조용히 인성교육하시는 모습도 고맙게 배우고 간다. 남편, 자식 복들은 다 갖추신 집들만 모이신 듯. 남자분들끼리 오신 분들도 담엔 꼬옥 가족 만들어 오세용~ 

 

식사 전 안민영 비누공방의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을 하였다. 장소를 이동해야 할 줄 알았는데, 직접 캠핑장으로 와 주셔서 감사했다. 비누 만들기와 수분크림 만들기까지 진행이 되었다. 천연에센스와 천연식재료가 들어가 한 눈에 보기에도 몸에 건강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재료인 꿀을 받아먹고 만족해 해 모두들 웃었다. 집집마다 아이들은 직접 만든 비누에 욕심을 내었는데, ㅠㅠ 나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져 신나게 만든 비누를 다 내팽개치고 가 엄마, 아빠들이 챙기느라 바빴다.  

 

안민영 비누공방의 수분크림 만들기_

알로에베라젤 베이스 40g, 아카시아 콜라겐 1g, 히아루론산 1g, 글리세린 1g, 호호바 2g,

검은참깨오일 2g, 레몬에센스오일 4방울

 

비누가 굳는 동안 남자들은 이미 숯에 불을 붙였다. 그러고 보니 아이 것 챙기느라 남편이 만든 비누를 안 챙겼다.^^; 고기가 구워지고, 햇반이 데워지고, 찌개는 끓고...음식이 모자랄까 각 집에서 준비한 게 있었지만 꺼내보지도 못했다. 따뜻한 어묵꼬치에 아이며 어른이며 신이 났다. 고구마랑 감자는 불에 구워지는 동안에도 맛있는 느낌이 물씬 난다. 

 

신이 난 아이들을 다독여 잠을 재웠다. 내 마음도 잘 잠들지 않는다. 밖에서 남편이 와인을 열었나 보다. ㅠㅠ 남편 나도. 살짝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조용한 모닥불만 자작자작. 비님이 보슬보슬 내린다. 평온하다. 

다음 날 아침 어느 새 식사준비를 끝내주신 분들이 계셔서 감사했다. 제 식구를 살피듯이 함께 먹이고, 함께 치우니 웃음이 절로 난다. 집게를 쥐어주니 30개월을 조금 넘긴 아기도 청소를 한다. 비속에 추적추적 민낯으로 찍은 사진은 ㅠㅠ지못미버전일 듯 해 조금 두렵긴 하다.

 

마지막까지 비누선물을 한 아름 더 챙겨주시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준비해주신 여성가족부 직원분들도 최고였어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