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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케이 2017. 2. 5. 23:29

 

전국 방언 말모이

넌 내가 잡을 거여, 알겄냐?
독특한 생활상이 숨어 있는 단양 방언

 

http://www.urimal365.kr/view.jsp?idx=10985

 


영화 '거북이 달린다' 예고편 갈무리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배우 김윤석은 자연스러운 충청도 사투리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사투리가 어렵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의 고향이 단양임을 밝히며, 한때 어린 시절을 보낸 충청도 예산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게 되어 편안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배우 김윤석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충청도 안에서의 사투리 차이는 크게 없어 보입니다. 충청도 방언에 대한 연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지역상 표준어의 기반이 되는 중부 지역에 속해 있어 표준어와 공유하는 특징이 많다는 이유로 방언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양 방언에는 단양만의 독특함이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단양 방언에는 표준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어, 단양의 전통 생활상을 전하는 역사적 가치까지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인 마늘종을 뜻하는 ‘장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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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은 충청북도의 동북단에 위치하며, 동남쪽으로는 경상북도 영주, 북쪽으로는 강원도 영월, 남쪽으로는 경상북도 문경, 서쪽으로는 제천과 인접해 있습니다. 내륙산간지대에 위치하여 논보다 밭이 많으며, 그 밭에서 나는 대표적인 농산물이 바로 마늘입니다. 단양의 마늘을 이용한 지역 별미가 한 인기 예능 방송에 소개되어 시선을 끈 바 있습니다.
‘장다리’는 표준어에서 무, 배추 따위의 꽃줄기를 가리키는데, 육쪽마늘이 유명한 단양에서는 마늘종을 가리킵니다. 단양에는 이 방언을 따 이름 지은 ‘장다리’라는 식당이 있는데, 이곳은 마늘 요리로 한 상을 차려 내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늘을 껍질째 튀겨 소금과 참기름을 뿌린 통마늘 튀김, 마늘 빵, 마늘 간장 장아찌, 마늘 고추장 장아찌, 젓갈에 박은 마늘, 마늘종 장아찌, 마늘종 튀김, 마늘 맛살 샐러드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즐길 맛과 즐길 방언이 있는 단양입니다.

단양의 지게 위에만 있는 ‘조개발’

지게는 농사를 짓던 우리 민족이 예부터 짐을 옮길 때 쓰던 운송 수단으로, 오랜 세월을 거쳐 전해 왔습니다. 지게에는 소쿠리 모양의 발채가 딸려 있습니다. 꼴을 베러 갈 때나 거름을 낼 때는 반드시 발채를 얹어야 합니다.
발채를 뜻하는 방언에는 ‘조개발’(충북 단양), ‘바수가리’(강원·충청), ‘바소구리’(경북 경주), ‘옹구발’(경남 하동), ‘바지게’(경남), ‘바다리’(경남), ‘바작’(전라), ‘발채’(서울·경기) 등이 있으며, 대개 어원이 뚜렷합니다. ‘발’이나 ‘바’가 들어가는 것은 대나무로 엮어 만드는 ‘발’의 모양을 가진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양 방언 ‘조개발’에는 특이하게도 ‘조개’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조개가 조가비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처럼 발채 역시 필요에 따라 접고 펴는 모습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단양의 옛 사람들은 이러한 발채의 모습을 잘 관찰하고 ‘조개발’이라는 재미난 이름을 지어 사용해온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발채의 모양을 사물에 빗대어 이름 지은 것으로는 하동의 ‘옹구발’(옹기 모양), 강원·충청·경북의 ‘바수가리’나 ‘바소구리’(소쿠리 모양)가 있지만, 조개라는 표현은 유독 독특하고 재미있습니다.

단양 봄밤의 물고기 잡기 풍경 ‘뜸홰’

표준어로 표현하기 힘든 단양의 방언 가운데에는 ‘뜸홰’가 있습니다. 단양에서는 보리가 누렇게 익는 봄철의 밤이면, 관솔이나 겨릅에 불을 붙이고 내에 나가서 가재나 뱀장어 등을 잡곤 했습니다. 단양에서는 이러한 풍습을 ‘뜸홰 보러 간다’고 표현했습니다. 경남 남해에서는 게나 낙지를 잡기 위해 밤에 관솔불을 들고 갯벌에 나가는 것을 ‘홰바리 간다’고 했으며, 충남 태안 바닷가에서는 ‘홰루질(해루질)한다’고 했습니다. 경남 거창과 합천에서는 ‘야치기 간다’는 말을 썼습니다.
추측하건대 단양의 ‘뜸홰’는 횃불을 밝혀서 물고기를 소쿠리 등으로 뜨는 모습에서 생긴 듯합니다. 표준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언입니다.

단양은 고구려의 기상을 물려받은 유서 깊은 고장으로, 예로부터 단양 8경인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등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만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장의 색깔이 분명하고 아름다운 단양은 그들의 말 속에도 그 모습을 담아 놓았습니다. 지역의 맛있는 먹거리를, 생활과 밀접했던 소품을, 그들의 생활 방식을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온 것입니다. 방언이 없었다 찾지 못하고 떠올리지 못할 것들입니다. 단양 방언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기록이 되어 주는 방언을 더욱 아껴야 하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