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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케이 2016. 12. 21. 22:35

http://news.korean.go.kr/view.jsp?idx=10926

 

전국 방언 말모이

이 질이 상구 개직은디!
멋이 있고 맛이 있는 광양 방언

 

 

다 큰 가이내들이 야심헌디 어딜 그리 뎅기쌌냐?
- 다 큰 처녀들이 밤이 깊은데 어디로 그렇게 돌아다니니?

이 질로 가먼 상구 개직은디 멀라고 그리 삥 둘러 감서 늦다고 깝치냐!
- 이 길로 가면 훨씬 가까운데 뭐 하러 그렇게 먼 길을 빙 둘러 가면서 늦다고 재촉하니!

야가 시방 샛거리감도 안 되는 걸 갖고 아직질 내 조물딱기리고 앙거서 해를 채울라 그마 이.
- 얘가 지금 반나절 일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오전 내내 붙잡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려고 하네.

 

광양 방언은 전라도 방언 중에서도 독특한 특징이 많은 지역 언어입니다. 전라남도와 경상도의 접경 지역에 있어 방언의 형태가 서남 방언과 동남 방언이 섞여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광양 안에서도 동네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것도 광양 방언의 특징입니다. 그 예로 순천과 인접한 광양읍 덕례리와 섬진강 서안의 다압, 진월면은 타지의 사람들이 들으면 같은 지역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사투리와 주민 구성, 생활 풍토가 다릅니다. 공업 도시이기에 다른 지역 출신 주민이 많아지면서 광양 특유의 사투리가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역 축제에서 지역 음식에서 여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광양 방언이 반갑습니다.

 

농한기를 흥으로 채운, 광양 버꾸놀이

 

‘버꾸’는 자루가 달린 작은북을 가리킵니다. 광양 버꾸놀이는 전라남도 광양시에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로, 풍물굿을 하는 것을 ‘버꾸 친다’고 하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습니다. 버꾸놀이는 여름철 농군들이 김매기를 마친 후 덕석기(龍旗)를 앞세우고 편을 갈라 벌이는 농악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농악대 중 10여 명이 북을 치는데 그 가락이 경쾌하면서도 박진감이 있고, 몸동작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흥겨워 ‘광양 버꾸놀이판에서는 앉은뱅이도 벌떡 일어나 춤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2000년부터 '광양실업고등학교'와 '광양북초등학교'에서 버꾸놀이판 전승에 참여하여, 여러 차례 남도문화제에서 우수상, 장려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외 악기를 지칭하는 광양 방언에는 꽝쇠(꽹과리), 피렝이(피리), 회떼기(버들피리, 호드기), 장단채(북채. 북방망이), 퉁수(퉁소), 찡(징) 등이 있습니다.

 

죽기 전에 먹어 봐야 할 진미, 광양 섬진강 재첩

‘재첩’의 광양 방언은 ‘갱조개’입니다. 재첩은 민물조개로, 바닷물이 교차하는 하구에까지 자랍니다. ‘가막조개’라고도 하며, 부산에서는 재치, 경남 하동에서는 전남 광양과 마찬가지로 ‘갱조개’라는 사투리로 불립니다. 낙동강, 영산강, 한강 등 여러 강에서 보이지만 오염으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채취가 가능한 곳은 섬진강뿐입니다. 재첩은 한국에서 먹는 조개 중에 가장 작은 조개로, 보통은 삶아서 국으로 먹고, 살만 거두어 무침으로도 먹습니다. 봄(4~6월), 가을(9~11월) 두 차례의 제철이 있는데, 이 중 봄에 나는 재첩이 맛있습니다. 5~6월이 산란기인데, 산란기를 준비하며 봄에 살이 차기 때문입니다.
섬진강 재첩은 음식 평론가 황교익이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로 꼽았을 만큼 청정 지역에서 수확한 진미입니다.

 

대를 잇는 광양의 맛, 광양 기정떡

‘기정(떡)’은 ‘증편’의 광양 방언입니다. 기정떡은 쌀과 막걸리를 발효시켜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독특한 맛이 일품인 여름철 떡으로, 섬진강 재첩과 함께 ‘광양 9미’로 손꼽힙니다. 발효 과정에서 부풀어 올라 공기층이 형성되어 포실한 식감과 차지고 쫀득하면서도 손에 들러붙지 않고 새콤한 맛이 일품인 기정떡은 광양읍 읍내리 배봉엽(81세, 여)씨가 85년경 개발하여 2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광양 기정떡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이외 음식을 지칭하는 광양 방언에는 숭님/숭융(숭늉), 싱건지(싱건김치, 동치미), 씨근밥( 찬밥), 이과(전통 과자의 한 가지), 짐치(김치), 새비(새우), 참꾀(참깨), 포래(파래) 등이 있습니다.

 

섬진강 하류 백운산 자락은 사시사철 야생화와 원시림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광양만은 광양시와 여수시 사이에 있는 내해로 동쪽으로는 남해와 연결되며 중앙에 묘도가 있고 서쪽에는 송도와 장도 등의 섬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동백나무 1만여 그루가 심겨 있는 옥룡사지 동백나무 숲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광양 사람들은 아름다운 경관과 맛있는 음식, 흥겨운 축제 속에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광양 방언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광양에 가게 되면 그 깊은 의미를 되뇌면서 즐기고 먹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