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보석글상자

<리어왕>이 쉬우면서도 온전히 아이들에게 이야기되네요!

토모케이 2013. 9. 25. 22:15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경화  유수미 (희곡 각색)  노경실 (글)  
출판사 파랑새   발간일 2013.07.15
책소개 동화로 읽고, 희곡으로 상상하고, 듣는 연극으로 감상하고, 연극 공연을 직접 해 보며 셰익스피어의 ...

책이 접했을 때 좋아하는 작품이었기에 반가운 마음도 컸지만, 걱정도 컸습니다.

 

대학시절 희곡과 연극으로 접했던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작품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예술의 전당 대강당을 가득 채웠던

배우 유인촌의 절절한 리어왕 대사가 귓가를 맴돕니다.

 

대상이 초등학생 어린이라니...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일단 사인펜으로 그린 듯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체와

큰 글자체가 재미있어 아이의 반응을 보려 책을 폈습니다.

 

활자가 크고

등장 인물 소개가 앞에 나와 있어

인물 이해가 쉬웠어요.

 

등장인물은 미리 스캔해서

종이인형으로 만들어 이야기 중간중간에 보여 주었더니,

무척 새로워 했습니다.

 

걱정도 잠시...

아이가 이미 읽은 책이라고 말하더군요.

너무 깜짝 놀랐죠.

 

학교에서는 이미 필독서로 유명한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이해가 되니? 물으니,

배시시 웃는 것이...반쯤 이해 됐나 봅니다.^^;;

 

자식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묻는 질문을 해

막내딸을 내친 리어왕.

결국 부모를 지킨 것은 막내딸 코딜리아죠.

 

프랑스 왕비가 되었던 코딜리아는

언니들의 소굴이 된 친정 영국과 싸워 패합니다.

 

딸들에게 배신당해 미쳤던 리어왕은

코딜리아를 만나 정신을 차리지만,

결국 코딜리아의 죽음을 목도하게 되지요.

 

이야기가 간결하고 분명하게 전달되면서도

세익스피어 극의 원형을 제대로 살리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공을 들여 줄거리를 가감없이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판을 헤매는 리어왕의 광기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정도로

드러낸 것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꽤 어두운 부분으로 껄끄러울 수 있는 부분인데,

극의 희화적인 부분을 더 살리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리어왕>은  우리 민담 <할미꽃 이야기>와 닮아 있습니다.

효를 생각하게 되지요.

착한 이들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부분이 마음에 안 들지만,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겠네요.

 

개인적으로 두 언니와

글로스터의 서자 에드먼드와의 치정 관계로

리어왕의 재미가 커진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네요. 

 

이 책의 매력은

이야기 뿐 아니라, 희곡 형태로도 내용을 보여주고

그것을 다시 오디오CD로 제공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가을 아이들과 좋은 극 한 편을 감상하듯이,

두고 두고 즐길 수 있는 개인 공연장이

책 한 권에 담겨진 느낌입니다.

 

*한국세익스피어학회 신응재 회장의 추천도서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