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백스테이지(100%STAGE)

뮤지컬 마법천자문 을 보고나서

토모케이 2009. 2. 16. 14:08

아이들의 꿈으로 재탄생한 문자 유산의 가치

<뮤지컬 마법천자문> 을 보고나서

 

 

 

지난 주 금요일은 아이와 오래 전부터 약속한 <뮤지컬 마법천자문>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뮤지컬 마법천자문은 올해 3월 초까지 양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작년에 이은 앙코르 무대를 선보인다.

작년 마법천자문의 인기가 굉장했을 당시에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 아이가 태극천자문에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관람을 하게 되었다.

 

공연 관람 당일은 비가 엄청 내렸다.

하지만, 공연장에는 꽤 많은 아이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도착해 있었다.

서울교육문화회관은 3호선 양재역에서 연결되는 마을버스가 있고,

아이들 공연을 다수 공연한 바 있어서 더욱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

 

공연장 아래층인 1층에는 풍선,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이 있고,

공연장 바로 앞에는 음료 자판기와 간이 기념품 판매점이 있다.

눈높이교육의 홍보장도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이점이다.

 

공연장에 들어가면

좌석을 안내해주는 안내원이 있어

아이들만 관람하는 일행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  

당연히 아이용 방석도 준비되어 있다.

단지, 경사가 너무 낮아 아이들 작은 키에 앞좌석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단점.

 

 

마법천자문은 암흑대마왕의 부활을 막기 위해,

한자서원의 손오공, 보리도사, 삼장, 옥동자 등이

勇(용기 용), 學(배울 학), 忍(참을 인), 信(믿을 신), 友(벗 우) 자를

찾아가는 모험 이야기이다.

 

분명한 스토리라인과 친숙한 캐릭터,

하늘을 나는 손오공이라든지 괴물공룡의 등장 등

화려한 볼거리가 아동뮤지컬의 정석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질투마녀와 탐욕대왕의 노래가 수준급이어서 놀랐다.

뮤지컬 캣츠가 단순히 어른들의 캣츠를 간소화 시켜 그 매력을 잃었던 것에 비해

참신한 뮤지컬 곡의 개발은

그 뮤지컬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금 열어주는 것임을 한번 더 느끼게 되었다.   

 

아이는 낄낄대며

언제나 행동이 한박자 느려 일행에게 떨어지는 옥동자 아저씨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한다.

우스꽝스런 행동과 말투가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관객석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등장이나,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글자의 음독은

마법천자문만의 매력이고 힘이었다.

 

 

물론,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이것은 배우의 호흡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이 미처 따라할 새 없이 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다가 바로 넘어가버리는 순간이라던지...

어린 아이들에게 부담이 될 정도의 관객석에 뿌려대는 조명,

무엇보다 원작의 캐릭터를 너무 많이 끌어온 탓에

인물 하나하나의 성격도 나타나지 못하고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점,

무엇보다 티켓 가격이 비싸다는 점 등이겠다.

 

이 모든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아동뮤지컬과는 그 규모나 볼거리 등에서

무척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어 반가웠다.

마법천자문 같은 경우 문자 유산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 콘텐츠유산인지를 가르쳐준다.

우리의 한글도 곧 그 빛을 발하게 해 줄

창작팀들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아이를 데리고 먼 거리를 다녀왔지만,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