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女행상자 통신원

[스크랩] 무적의 아줌마도 지켜야할 공연장 예절

토모케이 2010. 1. 28. 11:01

화려한 공연보다 수준급 관객이 먼저

 

 

며칠 전, 공연관람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다가 속이 상한 일이 있다. 극단 관련 일을 하시는 분도 계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연극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소위 진상(?)이라 불리는 꼴불견 관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모임층이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다보니, 아줌마들의 관람태도가 가장 안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와 기분이 나빴다. 내가 있는 걸 까먹었냐며 웃으며 항변하긴 했지만, 다소 수긍이 가는 면도 있어 아줌마인 우리의 관람태도를 되짚어보려 한다.

 

 

 

 

애 있는 아줌마가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아줌마인 내가 가장 잘 안다. 아이들 맡길 곳도 여의치 않고, 남편이랑 아이 밥 챙길 시간에 과감히 집을 나선다는 것도 큰일이다.

 

게다가 요즘 공연장 티켓 가격은 10만원을 호가하는 것들도 있어, 그 돈이면 애들 피아노나 수영을 하나 더 가르치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대공연 관람이 간절하다. 무대의 스타, 춤과 노래, 연기를 보며, 묵혀둔 감정을 토해낸다. 문화소양 쌓기나 취미활동이 아니다. 감정의 숨고르기이고, 이제야 살 것만 같은 문화와의 작은 교류인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일 년에 겨우 몇 번 맞는 경험을 꼴불견 관객이라는 꼬리표나 붙이면 안 되겠다.

 

> 공연 10분 전 도착, 음식물 반입 금지는 기본

 

공연 10분 전 도착, 음식물 반입 금지. 기본중의 기본을 왜 말하느냐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대학시절 공연장에서 오랜 시간 안내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의외로 이 부분이 가장 안 지켜지는 부분인 것을 안다.

 

왜 시작 1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할까? 사람들은 공연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이동시간을 가늠하는데, 우리나라 공연장들이 대부분 그 위치가 외지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기본적으로 생각한 시간보다도 1~20분이 더 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를 가지고 와 주차를 한다면 넉넉히 30분은 일찍 오시길. 티켓을 받고, 입장하는 데에도 시간은 꽤 걸린다. 적어도 공연 시작시간보다 10분 전에는 도착하는 것으로 시간을 가늠하는 것이 조금 더 여유롭고 우아하게 입장할 수 있는 방법이겠다.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공연장 관람 시 어떻게 해야 할까? 음료수 등을 먹으면 옆 사람의 관람에 실례가 되기도 하지만, 카펫으로 이루어진 공연장 바닥은 아무리 청소해도 떨어진 음식물 조각 때문에 지저분해지기 마련.

 

다시는 그 공연장을 찾지 않을 생각이라면 몰라도, 공연장의 음식물 반입 금지 방침은 꼭 지켜주길. 그러나 만일 당뇨가 있어서 공연관람 중에도 음식물을 섭취해야 한다면, 미리 안내원에게 말해 양해를 받고, 공연관람 도중 따로 주의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 미디어 녹음, 촬영 금지

 

블로그 리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생긴 병폐이다. 얼마 전 알몸연기 부분이 있었던 한 연극이 도촬되어 그 여주인공이 우울증을 겪게 된 사건도 있었지만, 공연장에서의 동영상, 사진촬영, 녹음은 있어서는 안 되겠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튼콜에서의 촬영은 괜찮은 줄 알고 있지만, 끝날 시간이 다 되어서 안내원들이 만류할 수가 없을 뿐이지 원칙은 이때도 촬영금지이다. 궁금하시다면, 이 때 동영상 촬영을 한번 해 보시길. 끝나는 순간까지 제지당하는 굴욕을 선사받을 것이다.^^;;

 

공연촬영을 원하신다면, 관심 공연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쇼케이스 무대 관람을 신청하시길 바란다. 당당히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 초대권 좌석을 바꾸는 일, 100% 헛수고

 

공연관계자가 말하는 대표적인 꼴불견은 초대권으로 보러 와선 자리를 좋게 바꿔달라고 떼쓰는 아줌마들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잡지 이벤트는 주부들이 선호하는 공연을 보여주는 초대행사가 많다. 문제는 초대 메일에 적힌 것처럼 일찍 온 순서대로 좋은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초대권 자리를 확보할 때는 자리의 등급에 따라 좌석을 모아둔다. 그 방향이 무대와 가까운 곳부터인지, 먼 곳부터인지는 그날 공연장에 처음 온 매표 담당은 모르는 것이다. 그저 순서대로 주는 것이다. 운 나쁘게도 뒤늦게 온 사람보다 자리가 나쁘다는 것을 확인하고, 불의를 못 참는 아줌마는 표를 바꾸러 온다.

 

 초대권이라고 무시하는 거야. 초대권이라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자리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유료표에 비해 등급만 알 수 있는 초대권이 애매한 것이다. 공연시간은 다가오는데 불만을 품은 초대권 관객이 매표소를 장악하고 있으니 공연관계자는 난감할 뿐이다. 앞에서는 친절하더라도, 뒤에서 욕먹기 딱 좋다. 남은 표가 없으니, 그나마 좋은 자리로 바꿔준다고 해봤자 거기서 거기일 때가 많다.

 

> 관람연령을 지킬 것

 

공연장 안내원 아르바이트 시절 나를 기함하게 만드는 손님은 5살 아이들을 주루룩 데려와서 발레공연을 보이겠다며 아이들만 입장시키는 사람들이었다.

- 아이들은 입장이 안 되는데요.

- 얘네들은 선생님 수제자들이라서 괜찮아요.

- .......

 

아이가 있는 지금은 이 죽일 놈의 자식사랑도 좀 이해가 가긴 한다. 그렇다면, 발레나 음악회 등은 몇 살부터 관람이 가능할까. 대개의 공연장은 초등학생부터로 잡고 있다. 그러나 10살 이상은 되어야 한다.

 

얌전한 아이든, 아니든의 문제가 아니다. 일단 보조쿠션이 없어서 어른들 의자에 앉은 아이들은 무대가 보이지도 않는다. 10살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부모가 함께 동반해 보며 아이들에게 공연에티켓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이들만 관람할 때에는 공연관계자나 안내원에게 미리 도움을 청해, 좌석, 화장실, 옆 좌석관람객에 대한 양해 등의 문제에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특히 옆 좌석관람객에게 공연 시작 전 양해를 구하고 가는 일은 중요하다. 아이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내 아이의 말썽도 많은 부분 이해해줄뿐더러, 뜻밖의 도움을 받을 경우가 많다.

 

 

조승우의 <지킬앤하이드> 이후로 3~40대 아줌마들의 공연장 티켓파워가 높아진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위상은 높아지는 것이다. 공연기획사들도 주부들에 맞게 관람석 조명도 조금 밝게 하고, 좌석이 많이 빈 평일 표의 등급을 하나 더 올려 주는 등의 개선책과 배려를 실행하고 있다. 높아지는 공연수준, 위상만큼 우리의 관람태도도 높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우삼아 모두 아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열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우리 대한민국 아줌마들 여기저기서 이제 칭찬만 받아가며 살아보자^^*

 

● 공연팀 몇 가지 더 +

 

발레, 무용도중 박자를 맞추는 박수는 자제.

기교 동작이 많아, 무용수들이 박자를 헷갈려서 다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무용이 끝났을 때는 힘찬 박수 잊지 마세요.

 

뮤지컬, 팔짱은 금물.

배우들 기운을 쫙 빼는 행동. 언제든 박수를 치며 배우와 호응할 수 있는 태도로 배우를 격려하는 것도 관람객의 훌륭한 태도. 뮤지컬에서는 환호, 기립박수, 모든 오버가 또 하나 극의 요소랍니다.

 

옆자리의 불쾌한(술 취한) 관객

직접 이야기하지 마시고, 안내원에게 말씀하세요. 바로 조치를 취합니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임신부

미리 말씀하시면 비어있는 1층 문가 자리를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안내원 외에 극장 내 운영권한이 더 많은 로비매니저에게 말씀하시는 것이 효과적.

 

좋은 좌석이란?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연극은 중앙 조금 앞쪽에서 오른편. 뮤지컬은 앞쪽에서 4~5째줄 중앙 오른 편. 성악/오페라는 2층 중앙. 물론, 옆에 좋은 사람이 앉았을 때는 3층 꼭대기도 좋은 좌석이 되겠죠?

 

글: 2기 통신원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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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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