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女행상자 통신원

[스크랩] 아직도 <인간>은 우주의 중심인가?

토모케이 2010. 7. 23. 20:25

 


 

충무아트홀로 연극 "인간"을 보러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연극,

<인간> 관람기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 8.29일까지 

 


 

 

어느 때보다 가슴을 두근거리며 관람을 했고, 공연 후 어느 때보다 긴장을 하며 전할 말을 찾지 못했다. 연극 <인간>은 베스트셀러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 작품이다. <개미>에 열광했던 나이기에, 이번 연극은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구상의 개미에서 우주 제일의 신까지 동일선상에 놓아버리는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인간의 우월함을 여지없이 그리고 유쾌하게 무너뜨린다. 부디 그 유쾌함으로 이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리시길 바라며, 연극 <인간>을 소개한다.

 

베르나르는 개미(2001)를 시작으로 나무(2003), 신(2008), 파라다이스(2010)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인간은 나무와 같은 2003년도 작품(국내 출간 2004년도)이다. 책으로 읽으면 이것이 어떻게 무대에서 공연이 될까 의아할 정도로 소설적으로도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물론 평론가들은 개미 이후 이 작가의 작품이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뭐 그건 일부평론가들의 이야기이고, 그의 세계가 주는 재미는 늘 신선하다. 일례로,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하며 개미란 별명으로 놀림을 당했던 경험이 집요한 관찰습관으로 이루어져 <개미>를 쓰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는 소설만큼이나 극적이고 그의 세계관을 엿보게 해 준다.

 

아시아 최초로 라이센스 공연을 하게 된 <인간>에 대해 베르나르는 이미 자신에게서 떠난 작품이고, 우리나라만의 우리의 정서에 맞는 작품이 되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의 한국에 우호적이고, 유연한 사고는 소위 지식인의 권위가 없어 더욱 존경스럽다. 
 

 

연극 <인간>은 어두운 무대에 레이저로 된 창살 모양이 있고, 그 속에 갇힌 한 남자가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그는 곧 자신이 어느 특정한 장소에 갇혔음을 알게 되고, 광분을 하며 화를 낸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무대를 향해 소리 지르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관객들은 무대 위에 끼어들 수 없는 관찰자가 되어 버린다.

 

배우의 연기에 박수를 칠 수도 없고 크게 웃기도 어렵고, 내가 어떤 입장인지도 모른 채, 그를 가둔 이의 공범자가 되어 버린다. 관객의 호응과 참여를 이루는 최근의 연극형태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만, 어떤 연극보다도 내가 한 인간으로서 한 인간을 관찰하며 더 극하게 연극에 개입하게 된다.

 

그의 공포와 광분이 극에 달했을 때, 다시 무대가 어두워지며 또 한 여자가 등장한다. 그 둘의 소개를 통해 우리는 그가 라울이라는 과학자이고, 그녀가 사만타라는 서커스 맹수조련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하필 과학자이고, 맹수조련사인가? 왜 하필 남과 여인가? 궁금증은 더해간다.

 

그들은 이러한 해프닝이 혹시 일종의 인턴 테스트, 리얼리티 쇼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한다. 여자의 과장된 행동이 웃음을 준다. 원인을 찾으려는 과학자 라울은 자칫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맹수조련사 사만타에 의해 매번 더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어간다. 그 와중에 그들은 그들이 손을 만지고 애정 어린 행동을 하면 음식과 놀이기구, 물이 제공되어 지는 것을 알게 된다.

 

출처) 연극 사진 http://playhuman.com/10089775455
베르나르 동영상 http://playhuman.com/10086952571

 

또한 핸드폰을 통해 그들이 최후의 기억에서 7일간의 시간이 더 지났음을 알게 된다. 천지창조의 7일? 남과 여? 인류가 만들어지는데 7일이 걸렸다면, 멸망하는 데에도 다시 시작하는 데에도 7일은 걸릴 수 있지 않을까?

 

라울과 사만타는 결국 인류가 멸망했으며, 자신들이 최후의 인간임을 알게 된다.

 

그들을 잡고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존재. 갇혀진 그들은 인류의 존속을 계속하기 위해 그들이 아이를 낳을 것인지를 재판한다. 그 와중에? 음... 그들의 고민이 자칫 우스꽝스럽지만, 재판은 인간의 죄악을 하나하나 고백하는 성토대회이며, 또한 인간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 지 고민하는 장이 된다.

 

재판이라는 과정과 남자의 인간적인 상처 고백을 통해 라울과 사만타는 가까워진다. 그렇게 해피엔딩이라면 좋으련만, 이 우주는 인간의 것이 아니고 지금 인간은 우리가 우리의 애완동물에게 했듯이 충분히 잔인해 질 수 있다. 단언하건데 오싹하고도 설득력 있는 엔딩이며, 어쩌면 허황되다 믿고 싶은 결론일수도 있겠다.

 

연극 <인간>은 라울 역을 맡은 이화룡, 김채린 분의 매력이 톡톡 튀는 2인극이다(더블캐스팅 전병욱, 손희승 분). 재미있고 유쾌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그들의 매력이 넘친다. 이화룡 씨의 경우 얼굴이 너무나 평범하다고 느꼈는데, 극을 전개할수록 새롭게 등장하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김채린 씨의 경우 무대 위에서 넘어져 위험할 뻔한 사고가 있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극을 이어가 그 프로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야기가 분명하고 재미요소가 많아 1시간 40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아이들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13세 이상 관람인 상황이 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대로 아이는 내가 별 5개를 주는 충무아트홀의 무료 놀이시설에 맡기고, 가족 모두 해피한 <인간> 관람기를 마쳤다.

  

 

글 │ 2기 통신원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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