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이야기/女행상자 통신원

[스크랩] 장보리와 마담뺑덕 속 악녀의 매력

토모케이 2014. 10. 10. 20:30



01요즘은 악녀가 대세?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드라마 부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드디어 마지막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우성 주연의 <마담뺑덕>은 부산영화제에 이어 주말 극장가를 핫하게 달구고 있는 영화 중 하나다. <왔다! 장보리>가 막장드라마라는 초반의 논란을 잠재울만큼 남녀노소 모두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마담뺑덕>은 어떤 매력으로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이 중심에는 두 악녀의 활약이 있다.

 

02 연민정! 이렇게 나쁠수가?! 이렇게 매력 넘칠수가?!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이 30%를 훌쩍 넘어버린 지금, 마지막회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면 아쉬워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 동안 <왔다! 장보리>에 푹 빠져 있었다는 반증인데, 그 속에는 예전과는 다른 시청 포인트가 있다. 바로, 연민정이라는 악녀에게 사람들이 푹 빠진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가 끝나면 연민정이 보고 싶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 속 연민정은 부잣집 양녀가 되기위해 친엄마를 버리고 고아행세를 한다. 그 과정에서 양부모의 친딸인 도보리가 순탄한 인생을 사는 것을 철저히 방해한다. 연민정은 끝내 집안이 망했다는 이유로 약혼자 문지상을 버리고, 뱃속에 있던 아이마저 버린다. 이제, 그녀의 친엄마, 도보리의 부모, 약혼자 문지상, 도보리가 연민정에게 반격한다. 연민정이 얼마나 철저한 응징을 받을지가 마지막회를 보는 가장 큰 쾌감이 될 것이다.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연민정은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소리친다. 광기에 사로잡힌 듯,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내달리는 모습이 섬뜩하다.“아, 내용은 뻔한데...저런 여자는 정말 벌을 받아야 할 것 같아서 보게 돼.”

요즘 <왔다! 장보리>에 푹 빠진 40대 우리 남편이 하는 소리다.연민정은 자기 욕구에 솔직하다. 


잘 살고 싶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을 진짜 제 것으로 하고 싶어 한다. 그 마음과 열망은 묘한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아, 나도 그렇지 않나. 도리어 저렇게 노력해 본 적도 없지 않나. 남보다는 내가 우선 아닐까. 잘 살려면 어차피 남을 올라서야 하잖아.’보는 이의 마음 속 욕망을 건드린다. 악마의 속삭임이다. <파우스트>의 메피스토 펠레스가 따로 없다. 


실제로 연민정은 부잣집 양딸로 침선장 제자도 재벌가 며느리도 된다.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남자도 이용하고, 남의 인생 따위는 그것이 설사 부모나 자식의 것이라 해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성공의 정점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그래, 저건 아니지. 그래도 사람이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지킬 건 지키고 살아야지. 나는 잘 살고 있어. 저..저런 나쁜....쟤는 돌 맞아야 해!’ 끝까지 악을 고수하며, 뒤돌아보지 않는 연민정. 실컷 욕할 수 있는 연민정이라는 악녀 캐릭터는 평범하게 사람다움이라는 것을 지키고 사는 우리들에게 권선징악이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닐지.연민정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이유리 씨는 월간 여성잡지의 표지모델로 선정되는 등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02 뺑덕어멈! 고전에서 뛰쳐나온 한국문학 최초의 팜므파탈

‘덕아...!’정우성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마담뺑덕>은 19금 영화를 기대하고 온 관객이라면 25금 영상에 입이 딱 벌어지겠고, 판소리 <심청가> 속 ‘뺑덕어멈’의 매력을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꼭 들어맞는 설정에 다시 한 번 이야기 자체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심청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봉사인 아비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해 주기 위해 효녀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이야기이다. 용왕의 도움으로 중전이 되어 결국 아비의 눈을 뜨게 해 준 심청의 이야기 속에는 ‘뺑덕어멈’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뺑덕어멈은 심청이 뱃사람들에게 끌려간 후 심봉사가 시름에 빠져 있던 때에 등장한다. 뺑덕어멈은 심봉사가 전곡이 좀 있단 소리에 나타나 심봉사의 재산을 거덜내기 시작한다.


‘밥 잘 먹고, 술 잘 먹고, 고기 잘 먹고, 떡 잘 먹고, 양식주고 술 사 먹고, 벼 펴주고 고기 사먹고, 동인 잡고 욕 잘허고, 행인 잡고 패악허고...이 년의 행실이 이러 허여도 심봉사는 아무런 줄 모르고 아조 뺑파에게 콱 미쳤것다.' 고전 속 뺑덕어멈은 심술맞고 못생긴 여자로 나온다. 봉사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되자, 이미 세간을 말아먹은 뺑덕어멈은 길을 따라나서 심봉사의 옷까지 싸악 다 털어서 젊은 봉사와 도망을 가버린다.


‘허허, 뺑덕애네가 갔네 그려. 당초에 니가 버릴테면 있던 곳에서 마다허지, 수백리 타향에다가 나를 두고 니가 무엇이 잘 되겠느냐. 귀신이라도 못 되리라 요년아.’ 영화 <마담 뺑덕>이 나왔을 때, 아 이제껏 왜 뺑덕어멈에게 주목을 못했던 것일까하고 무릎을 칠 만큼 뺑덕어멈은 매력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포악하고 유쾌한 여성 캐릭터일뿐 아니라, 자신의 못난 인물과 상관없이 봉사를 대상으로 요부 노릇을 하였으니 진정한 팜므파탈이라 하겠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심봉사가 현철한 곽씨부인과 출천대효 청이와 이별한 상황에서도 뺑덕어멈에게 푹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영화 <마담 뺑덕>은 이러한 심청가의 인물구도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뺑덕어멈에게 주목하고 있다. 봉사 심학규는 욕망에 눈이 먼 교수 학규로, 뺑덕어멈은 복수의 길을 걷는 처녀 덕이로, 현철한 부인 곽씨는 우울증으로 자살한 심약한 부인으로, 효녀 청이는 엄마의 빈자리가 크고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십대로 그려졌다.


뺑덕어멈의 가장 큰 단점은 원래부터 못 생기고 고약한 성미가 아닐까. 순수하면서 아름다운 처녀 덕이라는 설정은 결정적 한 수였다. 사랑에 배신당한 상처가 그녀를 미치게 하는 순간, 팜므파탈 마담 뺑덕은 탄생했다. 영화 상영 내내 무서운 집착과 돌아보지 않는 복수심이 그녀를 더욱 매력 넘치게 하고 있다.  


글/ 사진 2기 통신원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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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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