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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제결혼 이민여성이 한국인이라면

토모케이 2011. 1. 27. 18:55

국제결혼 이민여성이 한국인이라면,
<우편주문 신부>

 

 

 


 

 

최근 국제결혼 이민여성에 대한 피해 사례 뉴스가 심심치 않게 포털 사이트에 등장한다. 때론 반대의 경우로 남자가 사기결혼을 당해 결혼한 여성이 집안의 돈을 들고 사라지는 경우도 등장한다. 범법을 저지르고자 마음 먹은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랬을까 싶다.

 

사연이 있어 국제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또는 그들과 한 가족이 되어 이웃이 되는 우리가 함께 보았으면 하는 만화(그래픽 노블)가 있다. 바로 마크 칼레스니코의 <우편주문 신부>이다.

 

 

<우편주문 신부>

 


작가: 마크 칼레스니코
역자: 문형란
출판사: 씨네21북스

 

캐나다인 남편과 한국인 신부가 우편주문으로 결혼하다_


마크 칼레스니코는 캐나다인으로 미국에 이주하여,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라이온 킹>, <뮬란>에 참여한 실력 있는 애니메이터다. 최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그래픽 노블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우편주문 신부>는 그의 최근작이다.

 

제목의 생경스러운 느낌과 함께 표지의 인물 표정은 허무하다. 올린 머리로 한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고 있는 그녀는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TV를 앞에 두고 한국인 아내를 불러 ‘날 무시하는 거지!’라며 따져 묻는 캐나다인 남편은 그들의 관계가 이미 갈 데까지 가 버렸음(?)을 설명한다. 한국인인 그녀를 ‘일본 게이샤 인형’ 같다고 추켜세우고, 그들 부부를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이웃들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옭아매는 현실임을 설명하고 있다.

 

왜일까?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선정적인 카탈로그에 환상을 품은 그는 ‘근면하고, 충실하고, 순종적이고, 귀엽고, 이색적이고, 가정적이고 순진한 소녀들’을 원했기 때문이다.

 

만화라는 작품 상황 상 캐릭터가 극단적이기는 해도, 비슷한 상황이 우리의 현실에서도 벌어지지 않는가. ‘더 어리고, 더 순종적이며, 더는 남편의 조건을 따지지 않는 여자’라는 잘못된 환상을 가진 한국 남성들도 알선업체나 종교단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하고 있다.

 

우리의 주변 시선도 ‘도망간다던데’, ‘돈 보고 결혼한 거지’라는 등 부정적인 면이 있다.

 

 


한국인 ‘서경린’의 좌절에 화가 났는가_


노총각에 장난감 가게를 하는 캐나다인 오타쿠 몬티는 첫 눈에 알아보지도 못한 아시아 여성과 결혼한다. 그녀와의 결혼은 처음에는 평온해 보인다. 그러나 남편의 틀에서 조금 벗어난 그녀는 곧 예술에 빠지고, 자유에 열광한다. 그녀는 집을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나는 몬티의 처우에 분개했고, 그녀를 응원했다. 그녀는 남편의 환상과는 달리, 키가 큰 여자였다.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했다. 제련소의 강함에 열광했고, 예술에 심취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좌절한다. 친구 이브 웡이 결혼을 하며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폭주하는 그녀에게 남편은 ‘겁쟁이’라고 했다. 결국 결혼 파탄의 책임은 잘못된 환상을 가진 남편에게도, 홀로 서서 인생을 개척하지 못한 아내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그 둘은 서로를 이해하지도, 이해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음악이 너무나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싫어하는 오페라가 있다. 바로 푸치니의 <나비부인>이다. 유럽 남성들의 아시아 여성에 대한 판타지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순종적인 여성에 대한 환상이 있는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여성인 내가 이 오페라를 보는 것은 껄끄러움이 있다. 이처럼 오해란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어이없고 잔인한 것이다. 더더군다나 그 오해의 대상이 부부 간이라면 더 끔직한 일이다. 그야말로 마누라가 ‘도망갈 일’이다.

 

어찌 보면 국제결혼도 중매결혼과 다르게 볼 것이 없다. 단,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좀 더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지금은 너무 많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늘어나는 국제결혼 추세 속에, 내 가족이 내 이웃이 다문화가정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자매가 딸들이 외국으로 국제결혼을 갔다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를 거꾸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은 부부 간의 이해를 공유하는 일이지만, 국제결혼은 부부 당사자와 이 땅의 이웃들이 함께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글, 사진│ 여행상자  2기 통신원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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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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